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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의 폐교 활용 ‘우주 과학 체험관’ 운영 실태 분석

tae-content 2025. 6. 26. 03:08

폐교에 착륙한 우주 이야기

한때 아이들의 발자국으로 가득했던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에, 지금은 인공위성과 로켓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전라남도 고흥군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지역으로,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중심지 중 하나다. 이곳은 2010년대 이후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학령인구 급감으로 인해 수많은 초·중학교가 문을 닫았다.

 

전남 고흥의 폐교 활용

 

그러나 단순한 방치 대신 ‘교육’과 ‘과학’을 결합한 지역 재생 모델을 도입하면서, 폐교를 우주 과학 체험관으로 탈바꿈시키는 시도를 했다. 특히 고흥군 ○○면에 위치한 한 폐교는 지역 특성과 맞물려 전국 최초로 지자체 주도형 우주 과학 체험관으로 리모델링되었고, 현재는 청소년 교육뿐 아니라 지역 관광자원으로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 폐교가 체험관으로 전환된 배경과 과정을 살펴보고, 실제 운영 실태와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까지 자세히 분석해본다.

 

체험관 전환의 배경과 공간 구성 과정

우주 과학 체험관으로 전환된 이 폐교는 2014년에 폐쇄된 ○○초등학교 분교장으로, 당시 고흥군의 전체 학생 수가 급감하던 시기였다. 2018년 고흥군청은 ‘우주과학 중심도시’ 이미지 강화를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당 공간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건물은 전면 철거 없이 기존의 교실 구조를 활용하되, 각 교실을 천문관측실, 인공위성 시뮬레이션 체험실, 로켓 제작 워크숍실, AR/VR 실습실로 개조했다. 체육관은 대형 플라네타륨과 과학 강연장이 되었고, 교정은 소형 로켓 발사 실험장 및 우주놀이터로 조성되었다. 리모델링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방혁신기금과 고흥군의 자체 예산이 함께 투입되었고, 나로우주센터와 연계된 전문가들이 교육 콘텐츠 개발에 참여했다. 단순히 시청각 중심의 전시관이 아닌, 참여형 과학 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한 점이 기존 과학관과의 차별점이다.

 

운영 방식과 실제 방문자 반응 분석

체험관은 고흥군 직영 체제로 운영되며, 과학 전문 강사와 체험 안내 요원이 상주하고 있다. 평일에는 전남권 내 초·중학교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예약 운영되며, 주말에는 일반 관람객 및 가족 단위 체험객에게 개방된다.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1인 1로켓 만들기’, ‘VR 우주비행 시뮬레이션’, ‘야간 별자리 관측 캠프’ 등이다. 2023년 기준 연간 방문자 수는 약 2만 8천 명으로, 폐교 당시 지역 전체 초등학생 수보다 10배 이상 많은 인원이 찾았다. 특히 서울, 대전, 대구 등 외부 도시에서도 가족 단위 체험객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어, 지역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입증되고 있다. 고흥읍 내 숙박시설, 식당, 카페 등의 상권도 이와 함께 수혜를 보고 있으며, 폐교 주변 마을에서는 체험관 방문객을 위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와 체험 민박 등이 새롭게 생겨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운영상의 과제와 미래 방향 제안

그러나 체험관 운영에는 몇 가지 현실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첫째, 지역 외 방문객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교통 접근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고흥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약한 편이기 때문에, 체험관을 방문하려면 자차 이용이 거의 필수적이다. 둘째, 교육 콘텐츠가 반복적인 테마로 구성되어 있어 재방문 유도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주기적인 프로그램 개편과 외부 강사 초청형 특별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셋째, 지역 인재의 채용과 전문성 확보가 과제로 남는다. 현재 체험관 운영 인력의 다수가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되어 있어, 지속가능한 고용 구조 마련이 시급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우주 과학 체험관은 폐교의 새로운 활용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시도이다. 교육, 관광, 지역 활성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합한 이 사례는 폐교 공간이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담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