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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평의 폐교 캠핑장 조성 사례와 지역 경제 파급 효과

tae-content 2025. 6. 27. 21:10

조용했던 폐교, 캠핑장으로 다시 살아나다

경기도 가평군은 수도권에서 접근이 쉬운 자연 관광지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이다. 북한강과 계곡, 산림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며, 주말이면 가족 단위 캠핑객과 차박 여행객으로 북적인다. 그러나 이러한 풍경과는 달리, 가평군 내의 농촌 마을에서는 고령화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초등학교 폐교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특히 군내 폐교된 초등학교들 중 일부는 수년간 방치되며 관리 비용과 안전 문제를 동시에 유발해왔다.

 

경기도 가평의 폐교 캠핑장 조성

 

이런 상황에서 가평군 북면에 위치한 한 폐교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바로 ‘학교 캠핑장’으로의 탈바꿈이다. 버려졌던 교정과 교실은 텐트와 캠핑카로 가득 찼고, 운동장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다시 활기를 띠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폐교 재생이 아닌, 지역 경제를 새롭게 순환시키는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 글에서는 가평군 폐교 캠핑장 조성의 배경, 조성 과정, 운영 방식, 그리고 실제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다른 지자체에서의 확산 가능성도 함께 논의한다.

 

폐교에서 캠핑장으로의 조성 과정 – 지역과 여행자의 접점을 만들다

해당 캠핑장이 조성된 폐교는 2013년 공식 폐쇄된 북면 ○○초등학교 분교다. 2019년까지는 관리 인력 없이 방치되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치워야 할 골칫덩이’로 여겨지던 이 공간은, 가평군청의 지역 유휴자산 활용 계획에 따라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캠핑장 아이디어가 처음 제시된 건 지역 청년 창업자들과의 정책 간담회 자리였다. 폐교의 넓은 운동장, 전기 설비, 수도 인프라 등이 캠핑 인프라로 전환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이 주목받으면서 사업화가 빠르게 추진되었다. 리모델링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는 건물 안전 점검과 환경 정비, 두 번째는 야외 캠핑 구역의 조성(전기 공급, 화장실 리모델링, 샤워실 구축 등), 세 번째는 교실 내부를 활용한 실내 프로그램 공간 확보였다. 총 20여 개의 텐트존과 캠핑카 주차 공간, 어린이 놀이터, 반려동물 동반 존까지 설치되었고, 폐교라는 특성을 살려 옛 교실은 비 오는 날을 위한 키즈카페 겸 북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의 특징은 지역 업체와 주민이 공사부터 운영까지 대부분 참여했다는 것이다. 지역 내 조경업체, 설비업체, 목공소, 식자재 공급 농가 등이 캠핑장 조성 과정에 참여하면서 단순한 외부 자본 유입이 아니라 지역 자원이 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운영 모델과 프로그램 구성 – 단순 숙박지를 넘는 지역 체류형 플랫폼

폐교 캠핑장은 현재 가평군 산하의 마을기업과 민간 위탁 운영사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캠핑장 예약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다. 주중에는 공공기관 연수 프로그램과 교육 단체를 대상으로 한 숙박과 체험 연계가 이루어지고, 주말과 연휴에는 일반 캠핑객에게 개방된다. 특히 이 캠핑장의 차별점은 지역 체험 프로그램과의 통합 운영이다. 예를 들어, 계절별로는 농산물 수확 체험(감자, 옥수수), 계곡 생태 탐방, 전통 숯 만들기 체험, 로컬 푸드 쿠킹 클래스 등이 운영된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캠핑객은 오전에는 자연 체험, 오후에는 독서 교실이나 공예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구조다. 또한 이 캠핑장은 ‘제로웨이스트 캠핑장’을 표방하면서 재사용 컵, 식기 대여, 분리배출 교육 등을 체계화하여 환경 교육 기능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실제 방문객 중 상당수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반복 방문하게 된다”, “도심과는 다른 감성 캠핑이 가능하다”는 후기를 남기고 있으며, SNS 바이럴 효과로 입소문이 퍼지며 수도권 예약률은 평균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캠핑장 한쪽에는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작은 로컬 마켓’이 주말마다 열려 농산물, 수공예품, 지역 간식 등을 판매하며 주민 소득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즉, 이 캠핑장은 숙박을 중심으로 한 일회성 소비 공간이 아니라, 마을 체류형 콘텐츠를 가진 복합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와 향후 과제

가평군 폐교 캠핑장이 지역 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는 단순한 숙박 수입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첫째, 캠핑장 조성과 운영 과정에서 지역 일자리가 직접적으로 창출되었다. 리모델링 및 관리 인력 외에도,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 보조 인력, 마을 식당 주방 인력, 체험 교육 강사 등이 꾸준히 고용되며, 실제 이 캠핑장을 통해 파생된 일자리는 연간 30여 개에 달한다. 둘째, 인근 식당, 편의점, 농산물 직판장, 카페 등의 상권 매출 상승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특히 캠핑장 인근 지역은 이전보다 주말 유동 인구가 2.5배 이상 증가했고, 이를 계기로 폐점 위기에 놓였던 소상공인이 매출을 회복하거나 신규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 셋째, 지역 주민의 공동체 인식이 강화되었다. 캠핑장 운영을 계기로 마을 내 소통이 늘고, 주민 회의나 프로그램 기획 회의 등에서의 참여율도 높아졌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시설 유지보수 예산 확보 문제, 쓰레기 처리 문제, 성수기와 비수기 수익 격차, 관광객과 주민 간의 갈등 완화 방안 등은 여전히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캠핑 열풍이 일시적인 트렌드에 그칠 경우, 중장기 운영 안정성을 위한 수익 다변화 전략도 요구된다. 예를 들어 소규모 음악회, 예술 캠프, 문학 프로그램 등 고정 캠퍼 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콘텐츠 확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평군의 폐교 캠핑장은 유휴공간 재생이 어떻게 지역 경제 활성화로 직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증 사례로서, 타 지자체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