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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와 함께한 귀촌인의 정착기: 공간이 관계를 만들다 공간이 바뀌면 사람도 달라진다귀촌은 단지 집을 옮기는 일이 아니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삶의 방식과 인간관계, 속도와 가치관을 모두 전환하는 일이다. 그러나 수많은 귀촌 사례가 실패로 끝나는 이유는 단순히 생활 환경의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새로운 공동체 안에서 자리를 잡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구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폐교’라는 공간을 매개로 귀촌인이 자연스럽게 마을 공동체에 스며든 사례들이다. 버려졌던 교실이 공동 작업장이 되고, 빈 운동장이 커뮤니티 텃밭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사회적 접점이 생기고, 귀촌인의 외로움과 주민의 경계심이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이 글은 폐교를 중심으로 마을에 정착한 귀촌인의 실제..
폐교에서 열린 ‘지역 축제’, 어떻게 공동체 정체성을 회복했나 학교가 사라진 마을에서, 축제가 다시 시작되다학교는 단지 교육의 공간을 넘어 마을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상징적인 장소였다. 운동회, 졸업식, 방과 후 놀이터, 야간 강좌와 마을 회의까지… 폐교된 그 순간부터, 마을은 단지 학생 수만 줄어든 게 아니라 공동체의 중심 기능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폐교를 활용한 ‘지역 축제’ 개최 사례가 늘어나며, 공동체 정체성의 회복과 사회적 관계망 재구성이라는 놀라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이들이 사라진 운동장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오래 전 졸업생이 돌아오고, 마을 어르신이 청년과 함께 공연을 준비하며 단절되었던 세대와 기억이 연결되는 순간들이 생겨난다. 특히 고령화가 심화된 농촌에서 이러한 폐교 기반 축제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본..
폐교 운동장을 활용한 주민 텃밭 공동체 형성 과정 폐교 운동장이 되자, 마을의 관계도 사라졌다한때 아이들이 뛰놀던 학교 운동장은 폐교와 함께 조용히 침묵하게 되었다. 울타리 안으로 자라는 잡초, 부서진 축구 골대, 멈춘 시계처럼 버려진 그곳은 오랫동안 마을에서 가장 넓은 공공 공간이자, 동시에 아무도 쓰지 않는 땅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몇 마을에서는 이 운동장을 단순한 유휴 부지가 아닌, 주민들이 함께 작물을 키우고 교류하는 ‘공동체 텃밭’으로 전환하는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농촌 마을에서조차 개인 텃밭은 사유지로 나뉘어 있고, 고령자들은 건강 문제로 집 근처에서도 농사 짓기를 꺼려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폐교 운동장이라는 ‘중립적이고 평평한 공간’은 모두가 함께 쓰기에 적절한 장소로 재조명되었다. 본 글은 폐교 운동장을 활용해 공동체 텃밭을 조성한..
폐교를 리모델링한 ‘마을 목욕탕’ 사례와 농촌 복지의 재발견 사라진 목욕탕, 그리고 농촌의 불편한 일상도시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생활 기반 시설이 농촌에서는 ‘사치’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농촌 지역에서는 마을 안에 목욕탕 하나 없는 경우가 많고, 주민들이 직접 차를 몰고 30분~1시간 거리의 읍내까지 이동해야만 겨우 목욕을 할 수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 이러한 불편은 단순한 생활의 불편함을 넘어서, 노인층의 위생·건강 문제와도 직결된다. 실제로 농촌 고령자 가운데 피부 질환, 욕창,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이 적지 않으며, 이들에게 정기적인 온수 목욕은 치료이자 예방의 수단이다. 그러나 공공목욕탕은 지속적인 적자 운영으로 사라지고, 민간 업체도 수요 부족으로 들어서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폐교를 ..
폐교를 활용한 협동조합 모델, 지속 가능한가? 공동의 공간, 공동의 소유로 되살아나다농촌과 소도시에서 폐교는 지역의 소멸을 체감하는 상징적 장소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폐교를 단순한 문화 공간이나 체험장으로 사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협동조합 모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이 직접 폐교 공간의 기획, 운영, 수익 창출 활동에 참여하며, 자율적 방식으로 공동체 경제를 실현하려는 시도다. 협동조합은 그 특성상 공동 소유, 민주적 운영, 수익 공유를 전제로 하기에, 폐교라는 물리적 자산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의 역량과 연대 의지를 결집하기에 적합한 구조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운영의 지속성, 수익 구조의 안정성, 지역사회 내부의 합의력 등 다양한 과제가 얽혀 있어, 이러한 모델이 실제로 지속..
폐교와 문화예술 커뮤니티: 지역 창작 기반으로서의 가능성 예술은 공간을 만나야 살아난다농촌이나 소도시에서 폐교는 오랫동안 지역 소멸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폐교가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공간으로 재해석되면서, 예술 커뮤니티의 지역 기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의 기능을 잃은 공간에 창작자들이 모이고, 전시가 열리고, 지역 주민과의 교류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생명력이 깃든 사례들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공간 활용을 넘어, 지역 예술 생태계 형성, 문화 접근성 향상, 지역 창작의 분산화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실험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예술 활동이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분산되는 흐름 속에서, 폐교는 기존의 물리적 조건과 공동체적 상징성 덕분에 창작 거점으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본 글은 폐교가 어떻게 문화예술 커뮤니티..
폐교 공간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과 사례 비교 폐교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이다전국적으로 늘어나는 폐교는 단순히 기능을 멈춘 교육시설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기억과 공동체의 흐름이 응축된 사회적 자산이다. 폐교 공간이 문화센터, 복지시설, 창업공간, 농촌유학 캠퍼스 등으로 재활용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이러한 시도가 단순 활용의 ‘양적 확대’에 그치지 않고 질적 가치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그 사회적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과 지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로 많은 공공기관이나 지자체는 폐교 활용 사업의 결과를 “방문자 수”나 “프로그램 수”로 간단히 보고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해당 공간이 얼마나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본 글에서는 폐교 공간의 사회적 가치를 정량화하고 정성적으로 해석하기..
농촌 고령화와 폐교 증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학교가 문을 닫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늙어가는 마을대한민국의 농촌은 지금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30%를 넘은 고령 마을이 전국적으로 수천 곳에 달하며, 일부 지역은 초고령 사회를 넘어 ‘초고초고령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되는 인구 유출로 인해 농촌 학교는 학생 수 부족을 이유로 해마다 폐교되고 있다. 1982년 이후 누적 폐교 수는 4천여 곳을 넘어섰고, 특히 전라·경상·강원 지역에서는 매년 수십 곳씩 학교 문이 닫히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 폐교가 단지 교육 기능의 소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공동체 기반의 와해, 사회적 서비스 공백, 경제활동 기반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와 폐교는 이제 개별 정책의 대상이 아니..